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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접근성, 그리고 차별받는 이를 위한 약간의 노력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1. 15. 15:30
웹 접근성, 그리고 차별받는 이를 위한 약간의 노력

인터넷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

몇 해 전, 국내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미 3,000만명을 넘어선지 오래이고 2008년 자료를 기준으로 80.6%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괜히 우리나라를 인터넷 IT강국이라 일컫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기도 합니다.

PC를 통해서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에서 이제는 모바일 휴대 기기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에서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돌 잔치상에 마우스를 올려놓고,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 부터 이미 인터넷을 통해 학습 게임을 하는, 정말이지 인터넷과 PC를 빼 놓고는 결코 2010년 현재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 보지 못하면 쓸 수 없다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으로 날씨를 체크하고, 교통상황을 점검하고 회사에 출근합니다.
출근해서는 간단하게 업무 메일을 확인하고 인터넷 뉴스를 열람합니다. 집에서는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온라인 게임을 하고, 은행 거래도 하며, TV를 시청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나요?
위에서 나열한 모든 상황들은 <볼 수 없다>면 이용할 수 없다는 것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들은 볼 수 없으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요?


인터넷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단순히 권력층을 의미하는 <계층>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그것이 인터넷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국내에는 30만명이 넘는 시각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나이도 다양하지만 다양한 나이 만큼이나 인터넷을 쓰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TV나 라디오를 통해 일방적으로 수신하는 매체와 비교할 때 인터넷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도구로써 자리를 잡았고, 이러한 사실은 몸이 불편한 시각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없다는 사실과 맞물려 그들을 더욱 상처받게 할 지도 모릅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나요?
그렇다면 이러한 시각 장애인들에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어떠한 방법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방법은 이미 있습니다. 웹상에 출력되는 모든 텍스트 기반의 정보를 음성 형태로 읽어 사용자에게 인지시키는 TTS(Text to Speach) 서비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청와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부 부처 홈페이지들은 이러한 TTS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있어 키보드의 TAB 키를 이용하여 사이트를 탐색하며 해당 포커스의 텍스트를 읽어 사이트를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웹사이트들은 이러한 시각 장애인을 위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플래시로 도배된 국내 사이트들
국내에서 유명하다고 이야기하는 사이트들을 방문해보면 화려하고 뛰어난 효과의 플래시와 이미지들로 장식 되어 있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보다 유려하고 멋진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수의 사이트들이 플래시와 이미지를 이용하요 사이트를 제작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TTS 프로그램은 텍스트 기반의 정보만 음성으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미지와 플래시로 도배된 사이트들은 시각 장애인들이 전혀 접근할 수 없는, 웹 접근성이 0점인 사이트가 되는 것입니다.

플래시야 이미지로 대체하여 만들면 된다고 하지만, 이미지를 쓰지 않고는 일반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출 수 없을 텐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시각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면서 일반 사용자들까지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 수 있을까요?


번거롭게 시각 장애인 전용 사이트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서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사이트를 구축한다면 일반 사용자들과 시각 장애인들 모두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1. 플래시의 사용을 지양합니다.
     2. 이미지 사용을 줄이고 대부분의 컨텐츠는 텍스트로 작성합니다.
     3. 반드시 이미지를 사용해야 할 경우(로고나 메뉴 등)에는 IR 기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IR 기법이란 무엇인가요?
IR(Image Replacement)기법이란 이미지를 <img src> 태그로 삽입하지 않고 배경으로 처리하는 대신, 그 전경에 상응하는 텍스트를 넣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검색엔진에 노출도 잘 될 뿐더러 시각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IR기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포함하여 시각 장애인들의 웹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은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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