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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공원, 텍스트 머드의 추억 - 머드 게임을 아시나요?
다이렉트블로그
2010. 6. 21. 13:41
쥬라기공원, 텍스트 머드의 추억
머드 게임을 아시나요?
일단, '머드'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아.. 참 오래간만에 들어본다"라고 하는 분들은 이미 1990년대에 PC통신을 하신 세대일 것입니다. 머드(Mud)는 Multi-User Dungeon의 약자로, 그냥 쉽게 이야기하면, 지금의 '리니지'의 할아버지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진짜로 칼을 든 사람이 화면에서 싸우지만, 1990년대에는 그 사람들이 싸우는 것이 "글자"로 묘사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갑자기 괴물이 튀어나왔습니다"
"괴물이 공격했습니다. 피가 납니다."
"괴물을 칼로 벴습니다. 괴물이 죽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게임을 했다는 것이죠. 자.. 머드를 접해보지 못한 분들은, 분명히 "그게 뭐야?"라고 하시겠죠. 하지만, 이 머드게임 때문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전화비를 내고, 중독이 되어서 학업을 포기한 사람까지 있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세계 최초 상용 머드 - 쥬라기 공원
♪♪ 니가 말한 쥬라기 공원이, 이 쥬라기 공원은 아니겠지~~? ♪♪
물론, 아닙니다. ^^
1990년대 초반에는 인터넷이 보급된 몇몇 학교들 (KAIST, 서울대, 포항공대, 서강대 등)을 중심으로 무료 머드 게임이 성행했습니다. 주로 학생들이 밤을 세워가면서 했죠. 별것 아닌 것 같은 그 머드.. 처음 채팅에 빠져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중독성이 강했습니다. 요즘 리니지나 와우의 중독성에 버금갔죠.
그러다가 1994년, 드디어 "쥬라기 공원"이라는 머드게임이 천리안과 하이텔에 등장합니다. 무료도 아니었습니다. 이미 내는 전화요금 이외에 분당 20원의 요금을 따로 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당시에는 엄청나게 비싼 요금이죠.
동아일보 1994년 7월 26일자.
자그마치 100명이 참가하는 게임이라고.. ^^
원문 기사는 네이버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 : http://dna.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94072600209117008&editNo=45&printCount=1&publishDate=1994-07-26&officeId=00020&pageNo=17&printNo=22581&publishType=00010 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쥬라기 공원이 나오고, 비슷한 게임 (단군의 땅)이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은 인터넷으로 넘어오게 됩니다.
(실제 쥬라기공원 스샷은 http://nekomimi.tistory.com/109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을 개발한 사람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후에 "바람의 나라"에 이어 "리니지"를 개발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게임 개발자이신 송재경씨죠. 지금은 엑스엘게임즈에서 "아키에이지"라는 걸작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쥬라기 공원을 제작하고 운영한 회사는 어디일까요? 잘 찾지 않으면, 찾아보기 힘듭니다. ^^ 바로 '삼정데이타시스템'이란 곳입니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서 '삼정데이타서비스'죠. 회사 도메인도 재밌습니다. sds.co.kr인데.. 이 도메인만 보면 '삼성SDS'인줄 착각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삼성SDS란 회사가 생기기도 훨씬 전에 이미 등록된 도메인인데다가 "삼정 데이타 시스템"이니 별 문제가 없었죠.
어쨌든, 다시 쥬라기 공원으로 돌아가보죠.
머드 게임 "쥬라기 공원"이 세운 기록
쥬라기공원은 한국 게임 역사에 엄청난 기록을 세웠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온라인 머드 게임의 유료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서 월매출이 5천만원에 달하는 '사건'을 일으켰죠. 지금이야 수백만명이 접속해서 매출이 엄청나지만, 당시 열악한 환경 (전화선에 모뎀을 연결해서 간신히 9600bps 등의 느린 속도를 견뎌내던 시절)에서는 실로 엄청난 "기록"이었습니다.
온라인 게임
여럿이 동시 즐기는 제3세대 "컴" 오락
"쥬라기 공원", "단군의 땅" 등 폭발적 인기
경향신문 1995년 1월 13일
PC통신을 통해 여러명이 동시에 즐기는 온라인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전자오락실용게임(1세대), PC용게임(2세대)에 이어 등장한 제3세대 컴퓨터 오락. 종전의 게임이 컴퓨터 프로그램과 사람이 겨루는 방식인데 반해 온라인 게임은 컴퓨터 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끼리 교류하며 때로는 경쟁, 때로는 협력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게임이다.
이 가운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게임 형식으로 재구성한 '쥬라기공원'이 단연 최고 인기.
지난해 7월 천리안에 처음 소개된 이 게임은 지금까지 총이용시간이 39만5천4백시간 (분당 이용료 20원)으로 개발사인 삼정데이타시스템에 월5천만원이란 PC통신 사상 초유의 수입을 안겨주고 있다.
게임의 줄거리는 이용자가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 쥬라기공원을 원상태로 복구하고 탈출하는 것.
수십명에서 최고 240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가상의 게임환경속에 들어가 기본규칙과 상상력을 동원해가며 주어진 목표를 찾아간다.
결국 쥬라기 공원의 성공은 다른 유사한 '머드' 게임을 양산해 냈고, 여기에 그래픽 요소를 입힌 "그래픽 머드" 즉 "머그(MUG)"게임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이라 불리는 요즘의 게임 형태로 발전한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세계 최초의 상용 머드 게임인 "쥬라기 공원"은 우리나라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회사가 "삼정데이타시스템" 즉 지금의 "삼정데이타 서비스"죠. 삼정데이타서비스는 그 이후에 쥬라기공원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고, 전용선 사업에 뛰어들어 PC통신 전용선 사업을 거쳐 지금은 가장 많은 기업 고객을 거느린 메일호스팅 "메일나라(http://mailnara.co.kr)"와 더불어 쥬라기 공원때의 엄청난 트래픽을 관리하던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한 호스팅 서비스 "다이렉트 서비스(http://direct.co.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블로그가 "다이렉트 서비스"의 블로그이기도 하구요.
오래간만에 옛날 이야기를 하니...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 그렇다고 제가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은 것은 아닙니다.. 전 20대.. 쿨럭... ㅠㅠ
지금도 머드를 하고 싶다면...
지금도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머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래 사이트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한글로 된 머드를 즐기실 수 있구요..
국내 텍스트 머드 : [텍스트 머드 클럽] http://mud.vtmode.com/
심지어, 외국에서는 정말 화려하게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http://www.topmudsites.com/)전용 접속 프로그램이 제공될 정도로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요. 예전의 그 느낌을 한 번 만끽해 보시는 것도 추억을 되살리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외국의 텍스트 머드는 전용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 하고 있습니다
(캡처 사이트=http://www.aardwolf.com/)
(캡처 사이트=http://www.aardwolf.com/)
다이렉트 블로그는 앞으로 여러분의 이런 추억을 되살리는 "추억의 그때 그 시절" 시리즈를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무궁 무진한 옛날 이야기가 여러분의 향수를 자극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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